2027년 1분기 달러 가치 전망 대시보드
미국 스테이블코인 전략과 한미 관계의 복합적 영향 분석
분석 기준 시점: 2025년 9월 20일 | 예측 기간: 2025년 4분기 ~ 2027년 1분기
시나리오별 미래 전망
본 보고서는 향후 18개월간 달러 가치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들을 분석하여 세 가지 핵심 시나리오를 도출했습니다. 아래 카드를 선택하여 각 시나리오에 따른 상세 분석과 전망을 확인해 보세요.
A: 달러 강세 가속화
GENIUS Act의 성공적 안착과 미국의 요구에 한국이 순응하며 달러 패권이 강화되는 시나리오입니다.
B: 현상 유지 속 변동성 확대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제한적으로 성장하고 한미 간 마찰이 지속되는,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입니다.
C: 달러 약세 전환
‘코인 런’ 사태와 한미 갈등 심화로 달러의 안전자산 지위가 흔들리는 최악의 시나리오입니다.
핵심 지표 전망
달러 인덱스 (DXY) 전망
원/달러 환율 전망
다차원 분석 프레임워크
🇺🇸미국 내부 요인: ‘GENIUS Act’의 양면성
달러 강세 압력 (구원투수 가설)
달러 약세 압력 (트로이의 목마 가설)
시나리오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미 국채 보유량 전망
🇰🇷🇺🇸한미 관계 요인: ‘불협화음’의 파급 효과
무역 및 관세 갈등
투자 및 자본 흐름
디지털 자산 정책
🌍글로벌 거시경제 요인
미 연준과 주요국 간의 통화정책 불일치, 그리고 중국 디지털 위안화(e-CNY)의 확산과 같은 지정학적 경쟁은 달러 가치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외부 변수입니다. 선택된 시나리오에 따라 이러한 요인들의 영향력은 다르게 평가됩니다.
통화정책 불일치
지정학적 경쟁
한국의 대응 전략 제언
2027년 1분기까지의 달러 가치 전망: 미국 스테이블코인 전략과 한미 관계의 불협화음이 미치는 복합적 영향 심층 분석 보고서
Executive Summary
본 보고서는 2025년 9월 20일을 기준으로, 향후 18개월(2025년 4분기 ~ 2027년 1분기) 동안 미국 달러 가치에 영향을 미칠 핵심 동인들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시나리오별 전망과 대한민국을 위한 전략적 제언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분석의 핵심은 세 가지 상호 연관된 축, 즉 ▲미국의 ‘GENIUS Act’ 기반 스테이블코인 전략의 양면성 ▲심화되는 한미 동맹의 경제적 불협화음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의 구조적 변화에 초점을 맞춘다.
첫째, 2025년 7월 18일 제정된 ‘GENIUS Act’는 미국 달러의 미래에 있어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것이다.1 한편으로는, 규제된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성장이 미국 단기 국채에 대한 구조적이고 강력한 신규 수요를 창출하여 금리를 안정시키고 달러 강세를 지지하는 ‘구원투수’ 역할을 할 잠재력을 지닌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대규모 ‘코인 런(Coin Run)’ 발생 시 미국 국채 시장에 직접적인 충격을 가하고, 디지털 자산 시장의 리스크를 전통 금융 시스템의 심장부로 전이시키는 ‘트로이의 목마’가 될 수 있는 전례 없는 시스템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
둘째, 한미 관계의 악화는 달러-원 환율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위한 관세 인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고, 미국의 이민 정책이 한국 기업의 대미 직접투자에 새로운 장벽으로 작용하면서 양국 간 자본 흐름의 불확실성이 극대화되고 있다.3 이러한 불협화음은 한국의 외환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킬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한국은행의 외환보유고 운용 전략에 변화를 촉발하여 달러 자산에 대한 미묘하지만 중요한 신호를 보낼 수 있다.
셋째,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은 달러 약세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미 연준(Fed)이 고용 시장 둔화에 대응하여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한 반면,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상대적으로 신중한 통화정책을 유지하면서 금리 격차가 축소되고 있다.5 동시에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e-CNY)와 브릭스(BRICS)의 탈달러 움직임은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전략과 경쟁하며 달러 패권에 대한 장기적인 도전을 가시화하고 있다.7
이러한 다차원적 분석을 종합하여 본 보고서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기본 시나리오(발생 가능성: 높음)**는 ‘현상 유지 속 변동성 확대’로,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점진적 성장과 한미 갈등의 지속 속에서 미 연준의 금리 인하가 달러의 완만한 약세를 유도하는 국면이다. 이 경우 달러 인덱스(DXY)는 98−106, 원/달러 환율은 1,350-1,480원 범위에서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긍정적 시나리오(발생 가능성: 낮음-중간)**는 ‘달러 강세 가속화’로, GENIUS Act의 성공적인 안착이 국채 수요를 폭증시키고 한미 관계가 봉합되면서 DXY가 108−115, 원/달러 환율이 1,450-1,550원까지 상승하는 경우다. 반면, **부정적 시나리오(발생 가능성: 낮음)**는 ‘구조적 약세 전환’으로, 주요 스테이블코인의 붕괴가 금융 시스템 충격으로 이어지고 한미 갈등이 격화되면서 DXY가 90−98, 원/달러 환율이 1,250-1,380원으로 급락하는 상황이다.
결론적으로, 대한민국은 향후 18개월간 전례 없는 복합 위기와 기회에 직면할 것이다. 본 보고서는 이에 대비하여 외환보유고의 전략적 다변화, 한미 경제 외교의 새로운 접근법 모색, 그리고 글로벌 디지털 자산 규제 논의에 대한 선제적 참여 등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제언한다.
1부: 디지털 달러의 양날의 검: GENIUS Act 심층 분석
2025년 7월 18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Guiding and Establishing National Innovation for U.S. Stablecoins (GENIUS) Act’는 미국 최초의 포괄적인 연방 디지털 자산 규제 법안으로 역사에 기록되었다.1 이 법안의 핵심은 결제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한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수립하는 것으로, 모든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나 단기 국채(T-bills)와 같은 고품질 유동 자산에 의해 최소 1:1 비율로 완벽하게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규정한다.10 이 법안은 미국 달러의 미래를 재편할 두 가지 상반된 시나리오, 즉 미국 부채 시장의 새로운 수요처가 되어 달러를 구원하는 ‘구원투수 가설’과, 디지털 자산의 리스크를 전통 금융 시스템으로 전이시키는 ‘트로이의 목마 가설’의 가능성을 동시에 열어두고 있다.
1.1. 구원투수 가설: 미국 부채에 대한 새로운 수요 기반
GENIUS Act는 본질적으로 금융 규제를 넘어선 지정학적 전략의 성격을 띤다. 백악관은 법안 서명 당시 “미국 달러의 글로벌 준비 통화 지위 보장”을 핵심 목표 중 하나로 명시하며, 이 법안이 불법 금융 활동 방지와 국가 안보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9 이는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e-CNY) 확산과 브릭스(BRICS)의 탈달러 움직임이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디지털 자산 혁명을 미국 중심의 금융 질서에 편입시켜 달러 패권을 공고히 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명확히 보여준다.7 법안은 전 세계 자본이 결국 미국 국채로 뒷받침되는 미국 규제 생태계로 유입되도록 설계되었다.
1.1.1. 규제 명확성을 통한 성장 기반 마련
GENIUS Act의 가장 큰 성과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오랫동안 부재했던 규제 명확성을 제공한 것이다.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을 증권이나 상품이 아닌 새로운 결제 수단으로 정의함으로써, 증권거래위원회(SEC)나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감독 대상에서 제외하고 연방 은행 감독기구의 관할 하에 두었다.2 이는 전통 금융 기관들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진입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법적 불확실성을 제거한 조치로, 향후 막대한 기관 자금 유입의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된다.16
1.1.2. 미국 국채 수요의 정량적 분석
GENIUS Act가 달러 강세에 미치는 가장 직접적인 경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준비금 자산 구성을 통한 미국 국채, 특히 단기 국채(T-bills) 수요 창출이다.
- 현재 시장 규모 및 국채 보유량: 분석 기준 시점 현재,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총 시가총액은 약 2,500억 달러에 달한다. 발행사들은 이 중 약 1,250억 달러를 미국 단기 국채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체 6조 달러 규모의 미 단기 국채 시장에서 약 2% 미만을 차지하는 비중으로, 아직 지배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의미 있는 규모다.17
- 미래 성장 전망 및 국채 수요 예측: 주요 금융 기관들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예측하고 있다. J.P. Morgan은 2028년까지 시장 규모가 5,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며, Standard Chartered와 Bernstein은 각각 2조 달러(2028년)와 4조 달러(2035년)라는 훨씬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20
- 수요 증가 모델링: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의 분석 모델에 따르면, 은행 예금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 자금이 1달러 이동할 때마다, 은행의 국채 보유량 감소분을 감안하더라도 전체 금융 시스템의 순 국채 보유량은 0.50달러 증가한다.20 이를 바탕으로 보수적으로 2027년 1분기까지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1조 달러 규모로 성장한다고 가정하면, 순증가분 7,500억 달러($1조 – $2,500억)에 0.5를 곱한
약 3,750억 달러의 신규 순 국채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 정부의 막대한 재정 적자를 메우는 데 중요한 비(非)경기 순환적 수요처를 제공하며, 단기 국채 금리를 안정시키고 달러 자산의 매력을 높이는 구조적인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1.1.3. 미국 수익률 곡선에 미치는 영향
GENIUS Act는 단순히 국채 수요의 총량을 늘리는 것을 넘어, 수익률 곡선의 형태 자체를 변화시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법안이 허용하는 준비금 자산은 ‘단기 국채(short-dated Treasury bills)’에 집중되어 있다.11 캔자스시티 연은의 지적처럼, 다양한 만기의 국채를 보유하는 은행에서 오직 단기 국채만을 보유하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로 자금이 이동함에 따라, 국채 수요는 수익률 곡선의 단기 구간(front end)에 집중될 것이다.20 이는 가격에 비탄력적인 거대 매수 주체의 등장을 의미하며, 장기 금리에 비해 단기 금리를 인위적으로 억제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는 구조적으로 평탄화된 수익률 곡선(flatter yield curve)을 야기하여, 연준의 통화정책 신호를 왜곡하고 잠재적인 경기 둔화 신호를 가릴 수 있다.
1.1.4. SWIFT를 대체하는 디지털 달러 패권
규제된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은 차세대 글로벌 결제 및 무역 금융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잠재력을 지닌다.16 이는 유럽중앙은행(ECB) 등이 우려해 온 ‘달러화(dollarization)’ 현상을 디지털 영역에서 가속화하는 전략이다.12 전 세계 디지털 금융의 근간이 미국 국채로 뒷받침되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이루어진다면, 이는 기존의 SWIFT 망을 우회하거나 보완하면서도 달러의 중심성을 더욱 강화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이는 미국의 금융 패권을 디지털 시대에 맞게 재편하고 공고히 하려는 GENIUS Act의 궁극적인 목표와 일치한다.
1.2. 트로이의 목마 가설: 시스템 리스크의 내재화
GENIUS Act가 달러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 이면에는, 디지털 자산 시장의 고유한 취약성을 미국 금융 시스템의 심장부로 끌어들이는 ‘트로이의 목마’가 될 수 있다는 심각한 우려가 존재한다. 이 가설의 핵심은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스테이블코인(Systemically Important Stablecoin)에 대한 신뢰가 붕괴될 경우 발생하는 대규모 상환 요구, 즉 ‘코인 런’의 가능성이다.
1.2.1. ‘코인 런’ 위기 모델링
전통적인 뱅크런과 달리,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코인 런’은 국경 없이 24시간 작동하는 디지털 시장의 속성상 훨씬 빠르고 파괴적인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배리 아이켄그린 교수는 패닉에 빠진 투자자들이 대규모 상환을 요구할 경우, 발행사들은 보유 중인 국채를 투매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국채 시장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10
- 위기 촉발 요인: 위기는 다양한 형태로 촉발될 수 있다. 주요 발행사에 대한 대규모 해킹, 준비금 부족 사실의 폭로, 또는 트럼프 행정부 내 잠재적 이해상충 문제와 연관된 신뢰도 저하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만약 GENIUS Act에 따른 규제 감독이 정치적 영향력에 의해 훼손되거나 특정 발행사에 대한 특혜 시비가 불거진다면, 이는 규제 자체의 신뢰도를 무너뜨려 해외 자본의 ‘디지털 달러’ 생태계 이탈을 유발할 수 있다.11
- 충격 시뮬레이션: 시장 규모가 1조 달러에 도달한 상황을 가정해보자. 만약 신뢰 위기로 인해 전체 시장의 25%에 해당하는 대규모 상환 요구가 단기간에 발생한다면, 발행사들은 약 2,500억 달러 규모의 단기 국채를 시장에 급히 매물로 내놓아야 한다. 이 정도 규모의 갑작스러운 공급 충격은 시장 조성자(market maker)들의 흡수 능력을 초과하여 단기 국채 금리의 급등(가격 급락)을 유발하고, 단기 국채를 핵심 담보 자산으로 사용하는 레포(Repo) 시장의 기능을 마비시킬 것이다.
1.2.2. 새로운 시스템 리스크 전이 경로의 형성
‘코인 런’ 사태의 가장 위험한 측면은 새로운 금융 충격 전이 경로를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예금보험이라는 안전장치와 물리적 제약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속도가 제어되는 전통적 뱅크런과 달리, ‘코인 런’은 전 세계에서 동시에, 즉각적으로 발생한다. 이로 인한 국채 투매는 암호화폐 시장의 심리적 패닉을 불과 몇 시간 만에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근간인 미국 국채 시장의 실질적인 유동성 위기로 직접 전이시킨다. 이는 규제 당국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매우 빠른 속도의 새로운 시스템 리스크 벡터의 등장을 의미한다.
1.2.3. 무이자 구조의 본질적 취약성
GENIUS Act는 발행사가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이자나 수익을 지급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2 이 ‘무이자(zero-yield)’ 조항은 스테이블코인의 본질적인 취약성을 증폭시킨다. 투자자들은 시장이 불안정할 때 스테이블코인을 계속 보유할 금전적 유인이 전혀 없다. 그들의 유일한 관심사는 원금의 1:1 상환 가능성뿐이다. 약간의 위험 감수 시 더 높은 수익률로 보상받을 수 있는 머니마켓펀드(MMF)와 달리, 스테이블코인은 공포를 흡수할 ‘수익률 쿠션’이 없다. 따라서 1:1 상환 가능성에 대한 아주 작은 의심만으로도 즉각적인 자금 이탈을 유발하며, 이는 자기실현적 위기의 발생 가능성을 극대화한다.
결론적으로, GENIUS Act는 미국 달러에 강력한 구조적 지지 기반을 제공하는 동시에, 통제 불가능한 속도와 규모로 시스템 전체를 위협할 수 있는 새로운 취약점을 잉태했다. 향후 18개월간 달러의 향방은 이 두 가지 상반된 힘 중 어느 쪽이 우위를 점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2부: 한미 동맹의 균열: 불협화음의 경제적 파급 효과
트럼프 행정부와 이재명 행정부 간의 관계 악화는 단순한 외교적 마찰을 넘어, 양국 간 자본 흐름과 통화 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실질적인 경제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의 전통적인 무역 분쟁을 넘어 투자, 이민, 디지털 정책 등 다방면에 걸친 ‘불협화음(discord)’은 한미 경제 동맹의 근간을 흔들고 있으며, 이는 특히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 확대를 통해 가시화될 것이다.
2.1. 관세에서 비자까지: 복합 위기로 번지는 무역 및 투자 갈등
현재 한미 경제 관계의 가장 큰 뇌관은 교착 상태에 빠진 ‘투자를 위한 관세 인하’ 협상이다. 이 협상은 한국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는 대가로, 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s)’를 25%에서 15%로 인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3 그러나 양측은 투자의 세부 조건을 두고 “난관(impasse)”에 봉착한 상태다.3 미국은 직접적인 지분 투자를 요구하는 반면, 한국 정부는 3,500억 달러라는 규모가 한국 외환보유고(약 4,163억 달러)의 84%에 달하는 비현실적인 수준이며, 달러 부족 사태와 금융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3
이러한 갈등은 2025년 9월,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이민 단속 사태로 인해 위험 수위로 치달았다.3 이재명 대통령이 이 사건을 “당혹스럽다(bewildering)”고 표현하며 한국인 기술 및 관리 인력에 대한 비자 정책 보장을 투자 이행의 사실상 전제 조건으로 내걸면서, 협상은 전면 중단된 상태다.4
이러한 사태는 미국이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민 정책과 같은 비경제적 수단을 압박 카드로 활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직면하는 리스크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행위다. 과거 투자 리스크가 관세율이나 규제와 같은 예측 가능한 경제 변수에 국한되었다면, 이제는 예측 불가능한 정치적, 행정적 조치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특히 숙련된 인력 파견이 필수적인 첨단 기술 분야의 해외 투자를 주도하는 한국 기업에게 이는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의 운영 리스크를 의미한다. 이러한 미국의 정책은 장기적으로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동맹국들의 대미 직접투자(FDI)를 위축시키는 ‘냉각 효과(chilling effect)’를 낳을 수 있다.
이러한 복합 위기의 경제적 파급 효과는 다음과 같다.
- 자본 흐름의 불확실성 증대: 3,500억 달러 규모의 FDI가 동결되면서, 한국 기업들의 달러 수요 예측이 극도로 어려워졌다. 이는 원화 가치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며, 투자 재개 또는 완전 철회 등 협상 결과에 따라 환율이 급등락할 수 있는 불안정한 환경을 조성한다.
-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지속적인 관세 위협과 예측 불가능한 협상 과정은 한국 자산 및 원화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을 높인다. 이는 한국 수출입 기업들의 환헤지 비용을 증가시키고, 원/달러 환율의 일일 변동폭을 확대시켜 외환시장의 안정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2.2. 전략적 분기점: 외환보유고와 디지털 자산 정책
지속적인 불협화음은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을 넘어, 한국의 장기적인 경제 전략에도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특히 외환보유고 운용과 디지털 자산 정책에서 미국과의 전략적 분기점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2.2.1. 외환보유고 다변화 압력
현재 공식적인 정책 변화는 없지만, 핵심 안보 동맹국과의 신뢰가 지속적으로 훼손될 경우, 한국은행은 4,163억 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 포트폴리오에서 미국 국채의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전략적 다변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 이는 정치적 메시지보다는 장기적인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금, 유로, 엔화 등 비달러 자산의 비중을 점진적으로, 그리고 비공개적으로 늘리는 방식이 될 수 있으나, 만약 이러한 움직임이 시장에 감지되거나 공개적으로 발표될 경우, 이는 달러 자산에 대한 중요한 부정적 신호로 작용하여 제한적이지만 의미 있는 달러 약세 압력을 가할 수 있다.
2.2.2. 디지털 자산 정책의 충돌 가능성
미국과 한국은 각각 독자적인 디지털 자산 규제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는 잠재적인 정책 충돌의 불씨를 안고 있다.
- 한국의 규제 프레임워크: 한국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VAUPA)’과 ‘디지털자산기본법(DABA)’을 통해 포괄적인 규제 체계를 마련했다.23 이 법안들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대한 인가제를 도입하고, 원화 국채 등 고품질 유동 자산으로 준비금을 보유하도록 의무화하며, 한국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역외 행위에 대해서도 관할권을 주장한다.23
- 미국의 규제 프레임워크: 미국의 GENIUS Act 역시 미국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대해 역외 관할권을 명시하고 있다.18
양국의 규제 체계가 상호 조율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에서 인가받은 발행사가 미국 시장에 진출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 심각한 마찰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원화 국채로 뒷받침되는 한국 스테이블코인이 미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북한의 암호화폐를 이용한 제재 회피 문제에 대한 양국 간 공조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25, 이러한 규제 비동조화는 또 다른 외교적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미국의 GENIUS Act 전략은 자국의 규제를 글로벌 표준으로 만들어 전 세계 디지털 자산 시장 참여자들을 미국 중심의 생태계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고 정교한 디지털 자산 시장 중 하나인 한국과 규제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이는 글로벌 시장의 파편화를 초래할 뿐이다. 이러한 정책적 불협화음은 미국 ‘디지털 달러’ 생태계의 네트워크 효과를 약화시키고, 결과적으로 중국의 mBridge와 같은 대안 시스템에 기회를 제공하는 전략적 자충수가 될 수 있다.
3부: 글로벌 거시경제 지형의 변화
미국 내부 요인과 한미 관계의 특수성을 넘어, 달러 가치는 더 넓은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의 변화에 의해 좌우된다. 특히 주요국 중앙은행 간의 통화정책 불일치와 달러 패권에 대한 지정학적 도전은 향후 18개월간 달러의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적인 외부 변수다.
3.1. 거대한 통화 완화: 연준-한은 정책 차별화 전망
2025년 하반기 글로벌 통화정책의 핵심 기조는 ‘차별화된 완화(Divergent Easing)’로 요약된다.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하고 있지만, 그 속도와 폭은 현저한 차이를 보일 전망이며, 이는 주요 통화쌍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다.
3.1.1. 미 연준의 선제적 완화 기조
미 연준(Fed)은 2025년 9월,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25bp 인하한 4.00%-4.25%로 조정하며 통화 완화 사이클의 시작을 알렸다.5 이러한 정책 전환의 주된 동인은 둔화되는 고용 시장과 고용에 대한 하방 리스크 증가였다.6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점도표(dot plot)’에 따르면, 연준은 2025년 말까지 금리가 약 3.6%로, 2026년 말에는 3.25%-3.50%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6 이는 시장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르고 큰 폭의 금리 인하를 시사하며, 달러화에 대한 금리 우위를 약화시키는 근본적인 요인이다.
그러나 연준의 정책 경로는 상당한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연준에 “대폭의 금리 인하(big cut)”를 압박하고 있으며, 새로 임명된 스티븐 미란 연준 이사는 9월 회의에서 50bp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5 이러한 정치적 압력은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의구심을 낳을 수 있다.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적 관세 정책은 그 자체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유발하는 요인이다.6 결국 연준은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에 대응해야 하는 동시에, 바로 그 관세 정책으로 인해 약화될 수 있는 고용 시장을 부양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해야 하는 정책적 딜레마에 빠져있다. 이러한 내부적 정책 모순은 연준의 향후 행보를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고, 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키며 중앙은행의 신뢰도를 잠식할 수 있다.
3.1.2. 한국은행의 신중한 완화
한국은행(BOK) 역시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국내 요인으로 인해 연준만큼 공격적인 금리 인하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2025년 8월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한 배경에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시장의 반등과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33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 안정과 성장 둔화 방지라는 목표와 함께 금융 안정 리스크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정책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35
3.1.3. 금리 격차 축소와 달러 약세
결론적으로, 향후 18개월간 원/달러 환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거시 변수는 연준과 한은의 ‘상대적’ 완화 속도다. 연준이 정치적 압력과 경기 둔화 우려로 인해 시장 예상보다 더 빠른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반면, 한은은 국내 금융 안정 리스크로 인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한미 간 정책금리 역전 폭의 축소로 이어져, 그동안 달러 강세를 지지해왔던 금리 차이 요인을 약화시키고 원화 대비 달러의 구조적인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3.2. 장기적 도전: 탈달러화 움직임의 평가
단기적인 통화정책 사이클을 넘어, 달러는 장기적으로 그 글로벌 패권에 대한 구조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 도전은 중국과 브릭스(BRICS)를 중심으로 한 지정학적, 기술적 경쟁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3.2.1.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e-CNY)와 mBridge 프로젝트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e-CNY)는 전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프로젝트 중 가장 앞서 있다. e-CNY의 전략적 목표는 단순히 국내 결제 시스템을 현대화하는 것을 넘어, 기존의 달러 중심 국제 금융 시스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7 이를 위한 핵심 국제 이니셔티브가 바로 ‘mBridge 프로젝트’다. 이는 중국, 태국, UAE, 홍콩 등이 참여하는 다자간 CBDC 플랫폼으로, SWIFT나 미국 중개은행을 거치지 않고 국가 간 결제를 신속하고 저렴하게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미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시범 거래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25개국 이상이 참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7 이는 달러 시스템의 대안을 찾는 국가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를 제공한다.
3.2.2. 브릭스(BRICS)의 대안 시스템 구축
브릭스 블록 역시 탈달러화를 공동의 목표로 삼고 있다. 회원국 간 무역에서 자국 통화 결제 비중은 2020년 12%에서 최근 22%로 거의 두 배 증가했으며, 특히 러시아와 중국 간 양자 무역의 90%는 이미 루블과 위안화로 이루어지고 있다.7 공동 통화 도입은 아직 먼 미래의 일이지만, 회원국들의 금융 시스템을 연결하는 블록체인 기반 결제 시스템, 이른바 ‘브릭스 브리지(BRICS Bridge)’ 개발이 진행 중이다.8
3.2.3. 미국의 전략적 대응: GENIUS Act
이러한 도전에 대한 미국의 핵심적인 전략적 대응이 바로 GENIUS Act다. 미국은 국가가 통제하고 감시하는 중국의 CBDC 모델과 달리, 민간 부문의 혁신을 정부가 규제하는 ‘규제된 스테이블코인’ 모델이 글로벌 자본에 더 매력적일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 즉, 글로벌 금융 시스템이 향후 미국 주도의 ‘규제된 스테이블코인’ 영역과 중국 주도의 ‘주권 CBDC’ 영역으로 양분되는 기술적, 이념적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 두 모델은 단순히 다른 기술이 아니라, 화폐, 데이터, 국가 권력에 대한 근본적으로 다른 철학을 대표한다. 각국과 글로벌 기업들은 점차 어느 생태계에 편입될 것인지 선택의 압박을 받게 될 것이며, 이 ‘디지털 통화 경쟁’에서 미국이 승리하는지 여부가 달러의 장기적인 운명을 결정할 것이다.
4부: 종합 및 시나리오별 달러 가치 전망 (2025년 4분기 – 2027년 1분기)
앞서 분석한 미국 내부 요인, 한미 관계 변수, 그리고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의 동인들을 종합하여, 향후 18개월간 미국 달러 가치의 향방에 대한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각 시나리오는 핵심 동인, 달러 인덱스(DXY) 및 원/달러 환율 전망치, 그리고 발생 가능성 평가를 포함한다.
시나리오 (Scenario) | 핵심 동인 (Key Drivers) | 달러 인덱스(DXY) 전망 (DXY Forecast) | 원/달러 환율 전망 (KRW/USD Forecast) | 발생 가능성 (Probability) |
A: 달러 강세 가속화 (Dollar Resurgence) | – GENIUS Act 성공적 안착, 기관 자금 대거 유입 – 스테이블코인 발 국채 수요 폭증, 미 금리 안정 – 한미 관계, 미국의 요구에 한국이 순응하는 방향으로 봉합 – 미 연준, 예상보다 더딘 금리 인하 | 108-115 | 1,450-1,550 | 낮음-중간 (Low-Medium) |
B: 현상 유지 속 변동성 확대 (Volatile Equilibrium) | – 스테이블코인 시장 성장, 단 제한적 국채 수요 증가 – 한미 간 경제 마찰 지속, 국지적 갈등 상존 – 미 연준, 시장 예상 경로대로 금리 인하 단행 –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상존 | 98-106 | 1,350-1,480 | 높음 (High) |
C: 구조적 약세 전환 (Structural Decline) | – 주요 스테이블코인 ‘코인 런’ 발생, 미 국채시장 충격 – 한미 투자 협상 결렬, 한국 외환보유고 다변화 가속 – 미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하 및 정치적 불확실성 심화 – 중국 e-CNY 및 BRICS 탈달러 움직임 가시적 성과 | 90-98 | 1,250-1,380 | 낮음 (Low) |
시나리오 A: 달러 강세 가속화 (Dollar Resurgence)
이 시나리오는 미국에게 가장 이상적인 상황이 전개되는 경우다. GENIUS Act가 성공적으로 시행되어 규제 명확성을 바탕으로 수천억 달러의 기관 자금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으로 유입된다. 이는 미국 단기 국채에 대한 강력하고 지속적인 수요를 창출하여, 미 재무부가 막대한 재정 적자를 예상보다 낮은 금리로 조달할 수 있게 돕는다. 외교적으로는, 국내 정치적 압력에 직면한 이재명 행정부가 미국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형태로 수정된 투자 협상안에 합의하면서 한미 간의 경제적 불협화음이 극적으로 봉합된다. 거시경제적으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유발하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우려로 미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춘다. 강력한 구조적 자금 유입(스테이블코인)과 상대적으로 유리한 금리 차이(느린 금리 인하)가 결합되면서, 달러 인덱스(DXY)는 최근의 고점 수준인 108-115 범위로 다시 상승하고, 원/달러 환율은 1,450원을 넘어 1,550원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
시나리오 B: 현상 유지 속 변동성 확대 (Volatile Equilibrium) – 기본 시나리오
이 시나리오는 현재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현실적인’ 경로를 상정한다. GENIUS Act 하에서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성장하지만, 가장 낙관적인 전망에는 미치지 못하며 미국 국채 시장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도 제한적이다. 시장에서는 간헐적으로 특정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 문제나 해킹 사건 등이 발생하며 변동성을 키우지만, 시스템 전체를 위협하는 위기로 번지지는 않는다. 한미 관계는 완전한 파국은 피하지만, 투자 및 관세 협상이 지지부진하게 이어지며 지속적인 불확실성의 원천으로 남는다. 미 연준은 현재 시장이 예상하는 경로에 따라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고, 이에 따라 달러는 완만한 약세 압력을 받는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는 가운데, 달러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 약세 펀더멘털 사이에서 방향성을 탐색하며 넓은 범위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다. 이 시나리오에서 DXY는 98-106 사이에서 움직이고, 원/달러 환율은 1,350원에서 1,480원 사이의 넓은 박스권에서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나리오 C: 구조적 약세 전환 (Structural Decline)
이 시나리오는 GENIUS Act가 ‘트로이의 목마’로 작용하는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다.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대형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중 한 곳에서 신뢰 위기가 발생하여 대규모 ‘코인 런’이 촉발된다. 이는 해당 발행사가 보유한 수천억 달러 규모의 미국 단기 국채 투매로 이어져 단기 금리를 급등시키고 레포 시장을 마비시킨다. 이 사건은 미국 금융 시스템의 심장부에 새로운 취약점이 노출되었음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며, 달러의 안전자산 지위를 심각하게 훼손한다. 이러한 금융 불안은 한미 투자 협상의 완전한 결렬과 맞물린다. 이에 한국은행은 외환보유고 포트폴리오에 대한 전략적 재검토를 공식 발표하며 달러 자산 비중 축소를 시사한다. 미 연준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예상보다 훨씬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중국의 mBridge와 같은 대안 시스템이 ‘더 안전한’ 선택지로 부상하며 상당한 국제적 견인력을 얻는다. 복합적인 악재가 겹치면서 달러는 주요 기술적 지지선을 하향 이탈하고 구조적인 약세 국면에 진입한다. DXY는 90-98 범위까지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1,300원 선이 무너지며 1,250원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
5부: 대한민국을 위한 전략적 정책 제언
분석된 복합적 위기와 기회에 대응하여, 대한민국의 경제 및 금융 안정을 도모하고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제언한다.
5.1. 외환 및 보유고 관리
- 위기 대응 계획 수립 및 스트레스 테스트: 본 보고서에서 제시한 ‘시나리오 C(구조적 약세 전환)’ 발생에 대비한 구체적인 비상 대응 계획(Contingency Plan)을 수립하고 정기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해야 한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붕괴로 인한 글로벌 달러 유동성 경색 상황을 가정하여, 주요국 중앙은행과의 통화 스와프 라인 확대 및 긴급 유동성 공급 메커니즘을 사전에 점검하고 강화할 필요가 있다.
- 외환보유고의 전략적 다변화: 미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피하면서도 장기적인 리스크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외환보유고 내 비(非)달러 자산의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해야 한다. 이는 특정 국가에 대한 정치적 행보가 아닌, 순수한 ‘장기 리스크 관리 전략’으로 추진되어야 하며, 금, 유로, 엔, 그리고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의 위안화 등을 포함할 수 있다. 다변화 과정은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도록 신중하고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 기업 부문 환변동성 관리 지원: 기본 시나리오에서 예측된 높은 원/달러 환율 변동성에 대비하여, 국내 기업들, 특히 중소 수출입 기업들이 보다 정교한 환헤지 수단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예: 관련 상품 개발 유도, 정보 제공 강화)을 확대해야 한다.
5.2. 경제 외교 및 디지털 정책
- 협상 의제의 분리 및 단계적 접근: 현재 교착 상태에 빠진 대미 투자 협상에서, 3,500억 달러 규모의 경제적 투자 패키지와 정치적으로 민감한 비자 및 이민 문제를 분리하여 접근하는 ‘의제 분리(De-linkage)’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또한, 일괄 타결 방식 대신 한국인 핵심 인력의 이동성에 대한 명확하고 법적 구속력 있는 보장을 전제로 한 단계적 투자 계획을 역제안하여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 선제적인 규제 조화 노력: 미국과 한국의 디지털 자산 규제 충돌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한미 디지털 자산 규제 합동 태스크포스(Joint Task Force)’ 구성을 미국 측에 제안해야 한다. 이 기구를 통해 GENIUS Act와 한국의 DABA/VAUPA 간의 상호 인정(Mutual Recognition) 또는 규제 동등성(Equivalence) 확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는 양국 간의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고, 한국의 디지털 자산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원활하게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5.3. 장기적 경제 회복력 강화
- 역내 무역에서의 원화 결제 증진: 아시아 주요 교역 상대국과의 무역 거래에서 원화 결제 비중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해야 한다. 이는 역내 무역에서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중장기적으로 원화의 국제적 위상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 대안 결제 시스템에 대한 전략적 관여: 중국 주도의 mBridge 프로젝트와 같은 새로운 다자간 결제 시스템에 대해 최소한 옵서버(observer) 자격으로 참여하거나 기술적 협력을 모색하는 등, 전략적 관여를 시작해야 한다. 이는 당장의 시스템 편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미국 중심의 금융 인프라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지를 확보하고, 향후 지정학적 마찰에 대비한 헤지 수단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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